[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강인과 백승호를 대표팀에 불러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인하겠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지로나)를 국가대표에 선발한 배경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오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 소집명단 27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 1월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후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그러나 벤투호에게 쉬고 있을 시간은 없다. 당장 오는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시작된다. 그 전까지 새로운 대표팀을 꾸려, 더 큰 목표를 위한 출발 준비를 마쳐야 한다.

오는 3월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는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으로 잡을 만한 기회다. 한국은 오는 22일 볼리비아, 26일 콜롬비아와 연달아 평가전을 갖는다.
27명을 소집하며 이강인, 백승호 등 새로운 얼굴을 대표팀에 포함시킨 벤투 감독은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여러 차례 관찰했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또 "지금은 팀의 틀을 잡아가고, 틀을 이어나가면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팀을 최대한 경쟁력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백승호와 이강인을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했다.
A.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여러 차례 관찰했다. 이 선수들은 주로 소속팀 2군 경기에서 능력을 선보였다. 우리가 대표팀에 불러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와 성장세를 확인할 것이다. 그 이후 경기에서 어떻게 활약하고 팀에 녹아들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관찰한 결과 (대표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Q. 이강인을 측면과 중앙 가운데, 어느 포지션에서 활용할 것인가? 또 A대표팀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연령별 대표팀과는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A. 이강인은 측면에서 윙포워드와 같이 활약할 수도 있고, 쉐도우 스트라이커나 가짜 9번 같이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 2군에서는 중앙, 1군에서는 측면에서 많이 뛰었다. (대표팀 발탁은) 이 선수가 어느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A대표팀에 중점을 두고, A대표팀이 중요한 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5월에는 U-20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고,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대승적 차원에서 U-20 대표팀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정용 감독과도 논의를 했다. 다만 이번 소집 때는 A대표팀에 오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향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을 경우, 내부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잘 풀어나가겠다.

Q. 이강인을 A대표팀에 뽑으면서, 발렌시아는 '이제 이강인이 연령별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A.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모든 절차를 거쳐 선수를 차출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요한 것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이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협회에 이야기 한 뒤, 내부적 논의를 거쳐 3월에는 A대표팀에 발탁했다는 것까지 말할 수 있다.

(이강인이) 3월 친선전에 한 번 출전했다고 해서, U-20 월드컵에 차출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협회와 발렌시아가 내부적으로 협의를 거쳐야 할 부분이다.

Q. 손흥민 활용에 대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가? 또 이청용과 국가대표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가?
A. 선수들의 활용과 최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손흥민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 대해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이청용과)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다. 앞서 대표팀에서 은퇴릀 선언한 선수들도 나의 의견은 아니었다. 오로지 선수들 본인이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 한 가지 분명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나이 때문에 선수가 대표팀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 커리어를 마치기 전에 대표팀에서 은퇴를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번에도 2명의 선수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젊은 나이에 대표팀을 은퇴하는 부분도 있고, (그 선수들이) 충분히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그렇다.

Q. 3월에 27명의 선수를 소집한다. 세대교체에 대한 생각도 있는지?
A. 우리가 27명의 선수를 발탁한 것과 구자철, 기성용의 은퇴와 관련이 없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4번의 친선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내부적으로 대표팀의 틀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부분을 채워가기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전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관찰하고 실험하기 위해, 많이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27명을 소집했다.

Q. 지금까지는 소집한 선수들을 모두 경기에 출전시키지는 않았다. 4번의 실전에는 여러 선수들을 내보낼 것인가? 또 그동안 한국 선수들을 대부분 관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질적, 양적 풀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A. 첫 번째 질문은 지금 당장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집 후 선수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23명을 부르든, 27명을 부르든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원하는 것은 최대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은 팀의 틀을 잡아가고, 틀을 이어나가면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팀을 최대한 경쟁력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질적인 능력이 좋다. 특히 무엇을 배우는 데 있어, 빠르게 캐치하고 배우는 능력이 크다. 이해력이 좋다. 한국 선수들 대해 만족하고 있다. 훈련이나 외적인 모습에서의 프로다움과 전술, 기술적인 부분도 좋게 평가한다.

하지만 조금 더 선수들이 즐기면서 경기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부담을 갖는 부분이 큰데, 그 부담을 떨쳐내고 즐기면서 경기를 했으면 한다. 그래야 본인들이 가진 능력이나 장점을 더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훈련 때 보여주는 모습이나 즐거움을 경기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Q. 백승호의 어떠한 점을 눈 여겨 봤는가? 또 K리그에서 새로 발탁한 선수는 최철순 뿐인데,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는가?
A. 백승호를 발탁한 배경은 이강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선수가 1, 2군에서 뛴 것을 관찰했고, 백승호도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어떤 선수인지 확인하고자 했다

우리는 모든 리그를 관전하고 있다. K리그와 아시아, 유럽 리그를 모두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나상호와 김민재는 지난해까지 K리그에서 뛰었지만 이제는 해외에서 뛴다. 각 리그마다 경쟁력이 있다. 그 부분을 잘 판단해서 선수들을 선발하고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Q. 권창훈을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했다.
A. 권창훈은 부상을 당해 회복하는데 오래 걸렸다. 지난해 12월 소속팀에 복귀해 출전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선수의 부상 전 대표팀 경기를 많이 봤고,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기술이 좋고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데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측면과 중앙에서 활약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충분히 부합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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