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여자컬링 '팀킴'(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의 호소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여자컬링 '팀킴' 관련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팀킴'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한체육회 등에 보낸 호소문을 통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장반석 감독 등이 팀을 사유화하고,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경상북도는 이에 관련한 합동감사를 실시했다. 감사는 당초 3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후 회계분야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며 2주 연장돼 총 5주 동안 진행됐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 경북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들의 선수 인권 침해,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 집행과 정산 부적정, 친인척 채용 비리, 경북체육회 컬링팀과 의성컬링센터 사유화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먼저 선수 인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컬링팀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욕설(폭언), 인격 모독, 과도한 사생활 통제 등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선수들의 소포를 개봉하거나, 인터뷰 시 김경두 전 부회장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도록 강요하고, 특정 선수를 훈련에서 배제하는 등 선수들이 호소문에서 제기한 인권 침해 내용 대부분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지도를 받지 못했다는 선수들의 호소에 대해서도 "지도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으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지도자들이) 선수단 지도에 충실하지 않았다. 또한 경북체육회는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의 상금 및 후원금 역시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을 축소 입금하고, 지도자 성과급을 중복 지출하는 등 선수단 상금 3080만 원을 횡령한 정황이 있다. 또한 평창 올림픽 이후 후원금, 격려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통장(또는 현금)에 보관하고 있었으며, 총 9386만8000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고 보조금, 경상북도 보조금 집행, 정산에 있어서도 부적정한 내용이 확인됐다.

팀 사유화 문제도 사실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김경두 전 부회장이 자신의 장남이 군복무 중에도 평창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출전 신청서를 허위로 제출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또한 장남이 주전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남자대표팀 지도자에게 강요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성컬링센터 사유화와 친인천 채용 비리 문제도 지적됐다.

문체부는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수사의뢰 6건(중복 포함, 수사의뢰 대상자 3명, 2개 기관) ▲징계요구 28건(중복 포함, 징계대상자는 10명) ▲주의 1건 ▲환수 4건 ▲기관경고(주의) 4건 ▲개선 7건 ▲권고 11건 ▲통보 1건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련 법률에 따라 향후 1개월간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은 뒤, 최종적인 결과를 경상북도와 대한체육회 대한컬링경기연맹, 경북체육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각 기관은 통보 내용에 따라 징계, 환수, 개선, 사법조치, 권고사항 이행 등 감사결과에 따른 처분을 조치하고, 이행 결과를 문체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 현장에서의 선수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감사 결과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하고, 이후 위원회와 함께 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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