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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코믹으로 시작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뻔한 공식을 따르는 영화지만 이병헌 박정민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제작 JK필름)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 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때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을 거머줜 잘 나가는 복서였던 조하(이병헌). 그는 17년간 연락도 없이 떨어져 지내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며 평생 알지도 못했던 서번트중후군 동생 진태(박정민)와 만나게 된다. 결국 한집에서 동거를 하게 된 조하는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진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데면데면하게 지낸다. 어느 날 인숙은 갑자기 부산에 한 달간 일을 하러 떠난다며 조하에게 진태를 부탁하고, 조하는 진태와 단둘이 지내며 그와 함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게임 등을 하며 점차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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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 작품에는 이병헌 박정민의 변신이 눈에 띈다. 최근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에서 선 굵은 연기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뽐내던 그는 카리스마를 벗어던지고 동네 형 같은 친근한 비주얼로 코믹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가 맡은 조하는 무뚝뚝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속정 깊은 인물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파수꾼', '동주' 등으로 충무로의 신예로 떠오른 박정민은 말투와 표정,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섬세함을 기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6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며 CG 없이 실제로 피아노 연주를 펼쳐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이병헌과 박정민은 실제 형제 같은 케미로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겨울 극장가는 추운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영화가 주목을 받는다. '그것만이 내 세상' 또한 겨울 극장가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담은 영화지만 예상 가능한 이야기와 신파적인 요소로 진부함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아쉬운 요소가 존재하지만 이병헌과 박정민이 탄탄한 연기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감정을 잘 쌓아올린다.
두 사람의 열연으로 완성한 '그것만이 내 세상'은 추운 겨울, 얼어있던 가슴을 녹이는 따뜻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오는 17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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