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류현진(LA 다저스)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28에서 3.91(46이닝 20자책)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7회초 대타와 교체됐고, 경기가 세인트루이스의 2-1 승리로 끝나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향후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13일 만에 찾아온 선발 등판 기회. 하지만 이번 선발 등판은 일시적인 것이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알렉스 우드가 복귀한다면, 류현진은 다시 롱릴리프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경기에만 집중했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투구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잠재웠다. 패스트볼 대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었다. 3안타 중 2개가 2루타인 것은 아쉬웠지만, 올 시즌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피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이 책임진 6이닝 가운데 4이닝이 삼자범퇴로 끝났다.

비록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3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그에 못지않은 성과를 얻었다.

가장 큰 성과는 선발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현재 다저스의 선발진은 클레이튼 커쇼-우드-브랜든 맥카시-리치 힐-마에다 겐타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커쇼(7승2패 평균자책점 2.37)와 우드(6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 맥카시(5승1패, 평균자책점 3.28)는 확실히 류현진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힐(2승2패, 평균자책점 4.09)과 마에다(4승2패, 평균자책점 5.28)의 성적은 오히려 류현진보다 좋지 않다.

류현진이 투구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 반대로 마에다와 힐은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이 빠른 시일 내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평균자책점을 3점대로 끌어내린 것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준수한 선발투수의 필수 요건이다. 류현진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3.00, 3.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첫 등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4-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통해 다시 3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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