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벌금형은 더 이상 형벌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징역형을 내린 이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3일 오전 10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2일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당시 강정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에 해당하는 0.084%였다. 또한 강정호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벗어나는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이후 강정호가 지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세 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된 강정호는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이미 유죄 여부는 확실한 상황. 문제는 형량이었다. 강정호 측은 약식기소 후 벌금형을 예상하고 취업비자를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재판에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이 선고된다면 취업비자 발급이 불투명해지게 된다.

때문에 강정호는 지난달 22일 열린 공판에서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향후 알코올 치료프로그램 이수 계획과 그동안의 선행을 밝히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 역시 이 점에 대해 고민했음을 밝혔다. 재판부는 "비자 발급 문제로 벌금형 또는 징역형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사안이다.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징역형이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사고가 일어날 경우 일반 시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다. 또한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할 경우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강정호는) 이미 2번 처벌 받았음에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고, 이번에는 사고까지 발생하다. 추가 사고발생 위험성도 있었음에도 조치 없이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미 벌금형을 두 차례 선고 받은 것은 범죄에 대한 경고를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또 음주운전을 한 것은 벌금형은 더 이상 형벌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정호는 선고가 끝난 뒤 "죄송하다. 많이 반성한다"고 밝힌 뒤 급히 법원을 떠났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