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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 |
2017시즌을 준비하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의 목소리에는 절박함과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박병호는 2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에서 KE031편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한다. 지난해 9월28일 귀국했던 박병호는 약 4개월 여 만에 다시 미네소타 구단에 합류한다.
박병호에게는 메이저리그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이다. 박병호는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스프링 캠프를 거쳐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박병호는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꿰차며 기대를 모았다.
출발은 산뜻했다. 데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4월에만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빠른 공에 대한 약점과 삼진 증가, 부상이 박병호의 발목을 잡았다. 급격한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는 결국 6월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하며 빅리그 복귀를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상이 박병호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8월말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은 박병호는 그대로 2016시즌을 마감했다. 2016시즌 성적은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 출루율 0.275 OPS 0.684. 자신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박병호는 지난 9월 귀국 이후 재활에만 열중했다. 지난 1월에는 박병호가 스윙을 시작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병호는 "지난해 받아든 성적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올해는 입지가 작년보다 힘들 것 같다. 같은 도전이지만 조금 힘겨운 도전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죽기 살기로 해야할 것 같다. 1루수나 지명타자나 주전으로 뛰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의 절박함에는 이유가 있다.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테리 라이언 단장을 경질했다.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의 영입을 주도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덕분에 박병호는 스프링 캠프부터 사실상 주전 자리를 확보한 채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언 단장 경질 이후 새로 임명된 테드 레빈 단장은 박병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박병호가 지난해와 같은 배려는 받기 힘들다는 의미다. 스프링캠프부터 케니스 바르가스(타율 0.230 OPS 0.833 10홈런)와의 경쟁을 이겨내야만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훨씬 힘든 환경에서 도전에 임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힘겨운 도전이 될 것임을 아는 만큼 그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했다. 빠른 공에 대처하고 삼진을 줄이기 위해 타격폼을 약간 수정했다. 박병호는 "타이밍이 가장 문제였다. 올해는 어떻게 하면 타이밍을 잘 잡을지 많이 생각했다. 조금 더 간결하게 타격폼을 준비했다"면서 "이전 타격폼이 준비과정이 10가지라면, 지금은 7가지 정도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절박한만큼 철저한 준비 과정을 마친 박병호가 준비의 성과를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박병호는 미네소타 구단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개인훈련에 매진한 이후, 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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