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처음 미국 갈 때와 비슷하다"

2017시즌을 준비하는 류현진은 '초심(初心)'을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현재 몸상태와 2017시즌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2년 연속 14승을 수확하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하지만 지난 2년은 류현진에게 시련의 시간이었다. 2015시즌을 앞둔 스프링 캠프에서 어깨에 이상을 느낀 류현진은 결국 그해 5월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혹독한 재활을 거친 류현진은 2016년 7월8일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하지만 4.2이닝 6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이후 류현진은 팔꿈치 건염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한 채 2016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2시즌을 부상으로 날린 셈이다. 지난해 한국에 돌아온 류현진은 이후 재활에 매진하며 2017시즌을 준비해 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류현진에게 2017시즌은 야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복귀한다면 다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부상이 계속되거나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공항에서 만난 류현진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몸상태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보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때(메이저리그 복귀전)는 급한 게 조금 있었다. 그때 이후 수술을 한 번 더하고 준비를 잘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저스의 프론트 라인 선발진은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 마에다 겐타로 이뤄져 있다. 류현진은 4-5선발 자리를 두고 훌리오 유리아스, 스캇 카즈미르, 브랜든 맥카시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3년 처음 갈 때랑 비슷하다. 그 때도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올해도 선발진이 많아졌고, 그때처럼 경쟁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은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많은 응원해주셨는데 제대로 모습을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 캠프에 가서 아프지 않고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것이 중요하다. 들어가면 로테이션을 꾸준히 유지하고 부상자 명단에 가지 않는 것이 목표다. 첫 시즌처럼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성원을 당부했다.

'초심(初心)'으로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류현진이 성적에서도 첫 시즌의 기쁨을 재현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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