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정대홍이 고(故) 김수미에게 늦은 작별 인사를 했다. 23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드라마 '전원일기' 김노인 역의 배우 정대홍이 출연했다. 이날 정대홍은 아내의 도움을 받아 수시로 혈압을 체크한다고 밝혔다. 정대홍의 아내는 혈압 측정기로 혈압을 잰 뒤 날짜별로 수치를 기록했다. 그는 "혈압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불규칙하다. 체크를 해서 안정될 때까지 봐야 한다. 많이 올라갈 때는 140이 넘어갈 때도 있다"고 밝혔다. 정대홍은 "내가 건강을 되찾아가는 과정인데 집사람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 불가능하다. 나한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내는 "화장실에서 미끄러져서 척추가 골절됐다.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다른 환자들은 늦게 들어간 사람도 다 회복실로 오는데 정대홍 씨만 없는 거다. 병동에 계신 남자분이 산소통을 들고 뛰어들어가더라. 알고 봤더니 의식이 안 돌아온 거다"라며 정대홍의 상태를 전했다. 정대홍은 "두 달 반 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했다"며 "이제 세상 끝났구나 싶었다. 걸을 수도, 일어날 수도 없고 그렇다면 생명 자체가 끝난 거구나 했다.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정대홍은 '전원일기'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을 떠올렸다. 그는 '전원일기' 촬영 중 세상을 떠난 이 노인 역의 故 정태섭을 떠올리며 "나이가 제일 어린데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또한 "(박 노인) 홍민우는 나보다 두 살 아래다. 아직 살아 있는데 (건강이 안 좋다)"고 했다. 그는 홍민우와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고 밝혔다. 정대홍의 집에는 '전원일기' 관련 사진들로 가득했다. 그중에는 故 김수미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 정대홍은 "김수미 씨가 야외 촬영을 잘 안 나왔다. 거의 다 스튜디오에서만 (촬영을) 했기 때문에 찍을 기회가 없었다. 제일 가깝게 지내던 김혜자 선배님과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라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정대홍은 기차를 타고 '전원일기'를 촬영했던 양촌리를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계인과 추억 여행을 즐겼다. 이어 '일용 엄니' 故 김수미의 봉안당을 찾았다. 정대홍은 "선배님 미안해요. 너무 늦게 와서. 내가 몸이 온전치 않아서 생각같이 되질 않아요. 드라마에서도 김수미 선배님을 좋아하는 그런 영감이었잖아. 더 늦기 전에 한번 찾아뵙고 옛날의 정을 생각해서 이렇게 왔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와 함께 젊은 시절 사진을 바쳤다. 정대홍은 "너무 늦었습니다. 쭉 같이 해왔는데 먼저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나이로 봐도 내가 위인데..."라고 해 먹먹함을 안겼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