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간 정산금 소송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20부는 후크가 이승기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재판부는 17일 선고 기일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3월 7일 변론을 재개한다. 이승기는 지난 2004년 1집 앨범 '나방의 꿈'으로 가수 데뷔해 배우와 예능인으로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나 2022년 11월, 이승기가 18년간 몸담았던 후크로부터 데뷔 이후 음원 사용료를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미정산 수익금 정산 등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충격을 줬다. 이후 후크는 2022년 12월, 이승기에게 미지급 정산금과 지연이자 등의 명목으로 정산금 54억 원을 보냈고 이승기는 소송비를 제외한 50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하지만 후크는 이승기에게 광고 활동 정산금을 실제보다 많이 지급했다며 9억 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이승기 측은 추가 확보된 자료에 따라 미지급 정산금이 96억 원에 달한다며 후크로부터 30억 원을 더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승기는 지난해 5월 진행된 변론기일에 참석해 탄원서를 낭독했다. 그는 "후배 연예인들이 나처럼 불합리한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 소속사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진행된 변론기일에서는 이승기와 후크 A이사가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2022년 8월 8일 모 의류 브랜드 광고 현장에서 후크 측은 이승기에게 '마이너스 가수'라며 데뷔 초 앨범 적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말했다. 특히 A이사는 이승기를 홍보하기 위해 후크에서 영업비를 많이 투입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언론 대응을 담당한 B이사는 "기자들에게 금품 등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후 이승기 변호인은 11월 변론 당시 변론 재개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승기도 해당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18년 동안 콘서트, 앨범 판매, 방송 활동 등에 대한 정산을 제대로 못 받았다"며 "결국 상대방이 갖고 있지 않다고 했던 모든 자료가 존재했다. 재판의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사실이 아닌 것들로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 재판을 시작하게 된 본질은 음원정산료 존재를 알지 못했고, 그로 인해 정산 내역을 요청했으나 수많은 거짓말을 거듭했다는 것"이라며 "원고의 주장대로 예전부터 음원료를 지급했다면 제가 '왜 못 받았나요'라고 했을 때 '모두 지급했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또 이승기는 "여전히 어린 (연예계) 친구들은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 다행히도 소위 '이승기 사태 방지법'이 통과돼 소속사들이 회계장부를 의무적으로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에선 저처럼 연예계 활동을 하는 어린 친구가 정산금으로 괴로워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