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이 컨디션 난조에도 변함 없는 호투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키움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PO 5차전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정규리그 3위를 기록했던 키움은 KT를 맞아 2승 2패로 팽팽히 맞섰다. 패배한다면 그대로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벼랑 끝 승부였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에 키움이 꺼낸 카드는 '1선발' 안우진이었다. 키움이 안우진을 필승 카드로 내세운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196이닝 224탈삼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 다승 공동 2위에 오르며 2관왕을 달성했다. 이같은 활약을 앞세워 안우진은 팀내 외국인 투수보다 먼저 상대의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1차전에 나섰다. 그리고 안우진은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그 기대에 100% 부응했다. 더 나아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 나선 이날 경기에서도 6이닝을 7안타를 주고 8개의 삼진을 잡으며 2실점으로 막았다. 안우진은 이 같은 활약을 인정 받아 준PO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1차전과 달리 5차전 등판에는 새로운 변수가 있었다. 안우진은 지난 1차전 투구 당시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88구만 던지고 6이닝 만에 교체됐다. 안우진의 손 상태는 시리즈 전체 행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되는 듯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5차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물집이라는 증상이 하루 이틀 지나면 쉽게 회복하는 건 아니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정상적이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안우진은 1회초 앤서니 알포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후 3회초 알포드에게 다시 솔로포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닝을 거듭할 수록 공의 위력이 더해졌고, 6회까지 버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놀라운 점은 몸상태가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우진은 6회초 알포드의 타구에 팔을 맞기도 했는데,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가락은 괜찮다. 팔은 공을 맞은 느낌이라 며칠 있으면 회복될 것 같다"며 "사실 오늘도 물집이 잡히긴 했는데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통증은 없었다. 그래서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초반 실점의 원인으로 컨디션 난조를 꼽았다. 그는 "1회 전 불펜 피칭을 할 때부터 평소 같지 않고 컨디션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 알포드에게 실점한 것도 그 이유다. 힘으로만 던지다가 더 안 좋을 것 같아 릴리스 포인트나 밸런스 위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두 번의 호투를 선보인 안우진은 예상대로 시리즈의 흐름을 키움 쪽으로 바꿔 놓으며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이제 키움은 잠실에서 2위 LG 트윈스를 만난다. 준PO를 쥐락펴락 했던 안우진의 존재감이 플레이오프에서도 빛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