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9년 만에 인터뷰 자리에 나섰다. 내추럴한 본 모습, 아내와 딸에 대한 사랑이 가득 넘쳤다.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가족계획' 류승범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극본 김정민·감독 김곡)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 한영수(배두나)가 가족들과 합심하여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류승범은 극 중 브레인 해커 한영수의 남편이자 피가 섞이지 않은 지훈(로몬), 지우(이수현)의 아버지 철희 역을 맡았다. 어딘가 허술해 보이지만, 아내 사랑꾼, 자식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열연했다.

"아빠라는 의미는 아빠라면 알 거예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죠. 철희는 어른의 아빠라기보다는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는, 훈련하는 단계, 지키려고 아등바등거리는 평범하고 싶어 하는 아빠예요. 감춰진 무엇인가가 있지만, 영수를 일편단심 사랑하죠. 그 사랑 때문에 가족을 지키고 싶어 해요. 저도 실제로 공감하는 부분이죠. 단순하게 한영수라는 인물이 내 세상이다라고 접근했어요".

철희에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 연기했다는 그다. 류승범은 슬로바키아 화가와 결혼해 지난 2020년 소중한 딸을 품에 안았다. 이번 작품은 류승범이 아빠가 된 후 처음으로 맡은 '아버지' 역할이기도 하다.

실제 아빠로서의 모습은 어떻냐는 질문을 받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즉답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전 부족한 사람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 되는 건 미안하고 죄송한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빠가 되고 가족이 생긴 뒤로 방향이 확장되고 넓어진 것 같다는 류승범은 "예전에는 아빠 역할 제안도 없었다. 하지만 아빠가 되고 가족이 생긴 후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무빙' 때도 그랬다. 부성애, 모성애, 가족애를 바라보는 생각과 시각이 확장됐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좋은 면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딸에 대한 깊은 사랑도 드러냈다. 류승범은 "제 딸은 저의 길을 열어준 사람이다.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 같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저 즐겁자고 살았다. 전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개인의 자극과 욕망을 채우려고 살았다면,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욕망이 수그러들더라.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 길은 우리 딸이 열어준 것"이라고 애틋함을 표현했다.

"극 중 딸 지우(수현)가 반항할 때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우리 딸도 사춘기에 저러면 어떡하냐. 옆에서 겁도 주는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아빠 역할을 하면서 잠깐씩이지만, 미래가 어떨까 상상하게 되네요".(웃음)

류승범은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과 유쾌한 분위기, 여유로움이 흘러넘쳤다.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류승범의 가족 사랑은 계속됐다. 그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고, 맑은 사람이 되고 싶고, 깨끗하게 살고 싶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바람이 있다. 아이가 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아이가 볼 수 있는 작업을 꼭 기록해놓고 싶다. 시기가 있지 않나. 아이가 언제든지 볼 수 있고,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캐릭터 분장도 좋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애들이 저를 좋아한다. 애들은 특이한 걸 좋아하지 않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는 제 인생의 황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배우로서 연기를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책임감도 생기고, 배우라는 직업을 직업인으로서 접근하게 돼요. 20대 때 언제 내가 40대 남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이제 황금의 시간이 온 거예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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