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요리] 기침에 좋은 마늘 삼계탕

입력2014년 12월 16일(화) 20:57 최종수정2014년 12월 16일(화) 20:57
삼계탕 재료 : 닭, 인삼, 찹쌀, 마늘, 은행, 대추, 황기
[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기침에 좋은 약이 있다. 마늘을 많이 넣고 푹 삶은 삼계탕과 그 진득한 죽이다. 삼계탕을 기침약이라 하니 양약과 한약 친구가 발끈하는데 참아주기 바란다. 밥이 보약이란 차원에서 한 말이다.

잔기침을 달고 살다 보니 감기 기운이 들기라도 하면 말 할 때마다 기침이 나서 말도 못할 때가 많았다. 끊이지 않는 기침에 별별 약을 다 먹어보고 몽롱해지는 알약에 취해도 봤는데 삼계탕이 제일 도움이 되는 듯 했다. 내 몸으로 수십년간 임상실험을 한 결과 ‘기침에는 삼계탕, 그 중에서도 마늘을 많이 넣은 삼계탕이 최고’라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사람마다 체질마다 약이나 음식 궁합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기침감기에는 삼계탕이 좋다.

냉동실에서 묵은 은행과 대추를 꺼내고, 싹난 마늘을 깠다.

효험을 보려거든 마늘을 많이 넣어야 한다. 한 주먹 가득. 갓 깐 생마늘일수록 효과가 좋다. 삼계탕 재료를 사왔으면 차분히 마늘을 까자. 두세 통은 까야한다. 참고 까자. 단군신화를 보면 곰이 사람이 되고 싶어 100일 동안 참고 먹었던 게 ‘쑥과 마늘’이다. 몸보신을 하려거든 10분 동안 마늘 까는 정성은 들여야 한다. 쑥도 기침에 좋다는데 곰이 변한 웅녀는 평생 기침 한번 안 하고 살았을 것 같다.

마늘을 가득 넣은 삼계탕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는 닭, 인삼, 찹쌀, 마늘, 은행, 대추, 황기 이렇게 일곱 가지다. 황기를 빼놓을 수도 있으나 가능한 넣자. 마트에 가면 포장된 황기가 있다. 양념은 소금 하나면 끝.

1. 찹쌀을 물에 불린다.

먹을 만큼 담아 한 두 시간 불린다. 찹쌀부터 물에 담가놓고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면 대략 한두 시간이 후다닥 간다. 몇 번 해 본 사람은 다르겠지만 초보는 생닭 만지는 것도 쉽지 않다. 찹쌀이 없다고 멥쌀을 쓰면? 죽이 미음처럼 퍼져서 맛없게 된다.

물로 깨끗이 씼어 도마 위에 올린다.

2. 닭 손질

뜨거운 물 삶아서 닭 털 일일이 손으로 뽑아내던 때가 언제였던가. 요즘은 포장된 닭이 나와서 요리하기가 참 편해졌다. 적당한 크기의 냉동 닭을 고른다. 영계가 맛있다고 하나 너무 작은 것은 먹을 것도 없고 고기 맛도 별로다. 어느 정도 커야 닭다리 뜯는 맛을 볼 수 있다.

쓸데없는 부분을 잘라낸다.

닭 꽁지깃이 있던 자리는 잘라낸다. 지방 덩어리라 버리는 게 좋다. 닭 엉덩이 주변 껍질, 날갯죽지 사이 껍질에도 지방이 많이 껴있다. 이것들도 잘라서 버린다. 닭 살과 지방이 없는 껍질만 남긴다. ‘닭 날개 끝을 먹으면 바람이 난다’는 이야기,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말 때문에 날개 끝 한 도막을 떼어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날개 끝에는 콜라겐이 많아 더 쫀득하고 고소하다. 콜라겐은 피부미용에 좋다던데 그래서 얼굴에 윤기가 반지르르 해진 사람이 바람이 났을 수도 있으려나.

닭가슴살은 또다른 요리를 위하여 키핑

닭가슴살, 일명 ‘퍽퍽살’은 나중에 치킨 요리를 만들 때 쓰려고 따로 떼어놨다. 퍽퍽살은 구태여 삼계탕 안에 안 들어가도 된다.

3. 압력솥에 차곡차곡 넣는다.

보통 냄비에 끓여도 된다. 압력밥솥에 삶는 편이 맛이 더 좋아 압력솥이 끓였다. 솥에 손질된 닭, 찹쌀, 마늘, 은행, 대추, 삼, 황기를 넣는다. 그리고 물을 적당량 붓는다. 이 ‘적당량’이란 것이 참 어려운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대충 부어도 삼계탕은 된다.

닭 뱃속에 찹쌀 넣고 수삼 넣고 다리 엑스자로 꼬고 그렇게 안 해도 된다.
찹쌀, 마늘, 삼, 황기, 은행, 대추 투하
물은 대략 이 정도면 된다.


4. 푹 삶는다.

압력솥 김 뿜어내는 소리가 칙칙칙칙 숨가쁘게 들려 이제 불을 꺼줘야되겠다 싶을 때까지 푹 삶는다. 느낌에 한 30분 이상 삶은 듯하다.

삼계탕은 압력밥솥에 하는 편이 낫다.
푹 고아진 삼계탕


삼계탕 엑기스

삼계탕 한 접시, 닭죽 한 그릇, 소금 한 종지, 잘 익은 열무김치 이 정도면 최고의 상차림이다.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고기를 먹고 닭죽 한 그릇을 말끔히 비우다보면 간질간질 기침이 나올 것 같은 숨구멍이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 올 것이다. 그 때가 비로소 약이 되는 순간이다.

고기와 닭죽을 따로 담아낸다.

닭죽을 따로 담아내는 이유는 닭, 인삼, 찹쌀, 마늘, 은행, 대추, 황기의 진액을 남김없이 먹기 위해서다. 닭죽이 보약이다.


조병무 기자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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