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를 수상한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 타자' 이정후가 자신감을 드러냈다.

키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PO 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4-1로 꺾었다.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에 직행한 키움은 KT 위즈를 꺾고 PO에 올랐고, 1차전을 패배하고도 3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KS)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2019년 이후 3년 만의 KS 진출이다.

4차전 데일리 MVP는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볼넷을 기록한 푸이그가 차지했지만, 시리즈 MVP는 이정후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500(16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 받아 기자단 투표에서 79표 가운데 43표(54.4%)를 획득해 PO MVP를 수상했다. 2019년 이후 개인 두 번째 PO MVP 수상이다.

경기 후 이정후는 "시즌 시작 전 스프링캠프를 할 때부터 목표로 했던 KS 진출을 이루게 되어 기분이 좋다.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준PO 당시 타격감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밝힌 이정후는 "LG 투수들은 준PO와 달리 정면승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볼넷으로 걸어나갈 때에는 타격감을 올릴 수가 없다. 하지만 LG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하면서 저도 과감히 방망이를 내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2019년 KS와 다른 점을 꼽아 달라는 말에는 "그때는 워낙 전력이 좋아서 준PO에서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지금은 많은 선수들이 다같이 잘한다. 그때는 우승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경기를 치뤘다면 이제는 다같이 재밌게 플레이한다. 당장 지더라도 내일이 됐을 때 오늘을 후회하지 말자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는 "한 경기라고 해서 기세 면에서 밀리는 게 없었다. 단기전에서는 경험보다 중요한 게 기세라고 생각한다.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들도 많은데 다들 아무렇지 않게 플레이를 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웃어 보였다.

시리즈 MVP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정후는 "푸이그도, 김재웅도 잘해서 확신하진 못했다. 3년 전에 내가 PO MVP를 받고 KS에서 탈락해서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번에는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좋은 쪽으로 바꿔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시즌에 해냈다는 게 더욱 뜻깊은 것 같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그때와 또다른 의미로 간절할 것 같다. 만약 설령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선수들과 다같이 웃으면서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팀 분위기가 영화를 만들어도 될 만큼의 느낌이다. 조금 더 힘내서 다같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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