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1패를 떠안은 팀을 호투로 구해낸 웨스 벤자민(KT 위즈)이 수훈 선수로 선정된 소감을 전했다.

KT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2-0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패배하며 불리한 상황에 놓였던 KT는 이로써 시리즈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KT는 홈구장인 수원에서 3,4차전을 치른다.

이날 벤자민은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8실점으로 부진했던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단비 같은 호투였다.

벤자민은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이닝을 불펜으로 소화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다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경기 후 벤자민은 "오늘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며칠 전에 불펜으로 경기를 나서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컨디션이 좋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 수원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로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것에 대한 차이점으로는 "선수 입장에서는 경기의 집중도가 다르다. 사실 선발투수로 던지던 투수가 불펜으로 가면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저는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벤자민은 7회까지 100구를 던졌는데,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KT 벤치는 투수 교체가 아닌 벤자민을 그대로 기용하는 것을 택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벤자민은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키움전에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78을 기록했을 정도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던 벤자민은 키움전 호투의 비결로 "처음 경기한 구장이 고척이었다. 그 후에 여러 번 같은 곳에서 하다 보니 구장에 익숙해진 것 같다. 또한, 좌타자 상대로 좋은 공을 던지는데 키움에 좌타자가 많다. 제가 던지는 공에 믿음을 가지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올 6월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에 합류한 벤자민은 "처음 KBO에 왔을 때 경기를 많이 하지 못한 상태였다. 몸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몸도 점점 만들어졌고, 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며 자신감 있게 던진 것이 구위가 좋아진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의 후속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잘 막아준 박영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벤자민은 "박영현의 호투가 운이 아니라 실력이었다고 꼭 얘기해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