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포스트시즌(PS)이 남아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11일 마무리 된 2022 신한은행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안타(193개)와 타율(0.349), 출루율(0.421), 타점(113점), 장타율(0.575)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확정하며 5관왕에 등극했다.

이정후는 이로써 부친 이종범 LG 트윈스 퓨처스(2군) 감독에 이어 KBO리그 사상 최초 '부자 타격 5관왕'이 됐다. 이 감독은 지난 94년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안타, 타율, 출루율, 득점, 도루, 득점에서 1위에 올라 타격 5관왕이 됐다. 당시에는 최다득점상을 수여하지 않아(2000년부터 시상) 공식 기록은 4관왕이지만 5관왕과 다름 없는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과 이정후 모두 24세라는 같은 나이에 5관왕에 올랐다.

이정후는 아울러 키움 역사상 개인 최다 다관왕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3년 박병호(현 KT위즈)가 홈런, 장타율, 득점, 타점에서 1위에 오르며 등극한 4관왕이었다.

또한 지난해에도 0.360의 타율로 타격왕에 올랐던 이정후는 KBO리그 역대 4번째 2년 연속 타격왕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1985-1987 故(고) 장효조(전 삼성·3년 연속), 1991-1992 이정훈(전 이글스), 2010-2011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만 올랐던 고지다.

이정후는 12일 구단을 통해 "한 시즌을 잘 마친 것 같다. 이번 시즌 정말 열심히 했는데 좋은 상까지 받으면서 마무리하게 돼 너무 기쁘다. 하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을 묻는 질문에 "2년 연속 타격왕을 하게 된 것이 가장 의미 있다.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하고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2년 연속 타격왕은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는데 올해도 타격왕을 하게 돼 기쁘다. 최다 타점상도 개인적으로 값지다. 2020시즌에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84점)에는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번 시즌 100타점을 넘어 개인 최다타점까지 기록하게 됐다. 그만큼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팀에 좋은 영향을 준 거 같다"고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이정후는 올 시즌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와 여러 타이틀을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그는 "두산 (베어스)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무안타에 그쳤다. 피렐라가 2안타를 치면서 자칫 최다안타 부문 수상을 놓칠 수도 있었다. 후반기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최종전 이전)앞선 경기들에 너무 많은 집중력을 쏟았던 거 같다. 역시 매 순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올 시즌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피렐라에게 한 시즌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팀 투수들이 피렐라를 상대로 강했다. 투수 형들도 제가 5관왕을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5관왕을 달성했다. 비로소 저에게 늘 따라다녔던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야구선수 이정후로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했고,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한 시즌 동안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늘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