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어떤 작가가 영화를 써도 이것보다 더 잘 못 쓸 것 같은 하루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이자 시즌 최종전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롯데는 64승 4무 76패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번 경기는 롯데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팀의 상징이자 중심타자였던 이대호가 이날을 끝으로 22년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기 때문.

2001년 거인군단의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해외에서 뛰던 (2012-2016) 5년을 제외하고 롯데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해까지 KBO 통산 성적은 0.307의 타율과 351홈런 1324타점이며 은퇴를 앞둔 올 시즌에도 0.332의 타율과 23홈런 100타점(8일 경기 전 기준)을 기록, 롯데의 중심타선을 든든히 책임졌다.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롯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대호는 화려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사직야구장을 가득 채운 만원관중에게 화답했다.

1회초부터 이대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김영준의 2구를 받아 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최종 타격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

수비에서도 빛났다. 3회초 1사 1루에서 문보경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 침착히 2루로 송구, 2루 진루를 시도하던 1루주자 김현수를 잡아냈다. 이어 오지환의 1루수 땅볼 강습타구마저 아웃카운트로 만들며 이닝을 끝냈다.

6회초 선두타자 송찬의의 1루 파울플라이를 안정적으로 잡아낸 이대호는 7회초에도 호수비 행진을 이어갔다. 1사 1루에서 문보경의 땅볼 타구를 잡아 부드럽게 2루로 공을 뿌리며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9회말 2사 후에도 3루수 한동희의 낮은 송구를 감각적으로 잡아낸 이대호는 결국 롯데의 3-2 승리를 지켜냈다.

8회초에는 특별 행사가 진행됐다. 2001년 이대호가 처음 입단할 당시 투수였다는 점에서 감안한 이번 이벤트로 이대호는 마운드에 올라 타석에 등장한 상대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했다. 이대호는 4구 승부 끝에 고우석을 투수 앞 땅볼로 이끈 뒤 1루로 돌아갔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 롯데 승리에 디딤돌을 놨으며 고승민은 결승타 포함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9회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원중도 1이닝을 깔끔히 막으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경기 후 롯데 서튼 감독은 "어떤 작가가 영화를 써도 이것보다 더 잘 못 쓸 것 같은 하루였다. 이대호가 은퇴식을 하는 날이었다. 그만큼 특별한 날이었는데 스트레일리가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제 역할을 잘 해줬고 이대호가 마지막까지 정말 좋은 수비에서 공격에 좋은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별한 순간답게 이대호는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 투수 이대호의 모습도 볼 수 있는 하루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서튼 감독은 "우리 모든 타자들도 1번부터 9번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싸워줬다. 필요한 순간에도 타점을 올려주면서 경기에 승리를 하게 되었고 불펜 투수들도 그 뒤에 나와서 경기를 잘 마무리 해 줬다. 비록 오늘 시즌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저희가 원하는 순위에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고무적이었던 점은 점은 어린 선수들의 발전과 성장이라고 생각을 한다. 많은 어린 선수들이 주전급 선수로도 성장을 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었고 불펜 투수들 중에서도 어린 투수들이 또 자신의 역할을 또 다시 확인을 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됐다. 2023년 시즌이 더 기대가 되는 올 한 해였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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