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하루하루가 빨리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6-4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연패에서 탈출한 6위 롯데는 53승 4무 63패를 기록, 5위 KIA 타이거즈(58승 1무 57패)와의 격차를 5.5경기로 유지하며 가을야구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롯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대호는 5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대승을 견인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이대호의 마지막 '잠실 두산전'이라 그 의미가 더했다. 이를 안 이대호의 팬들은 이번 경기 전 잠실 야구장 정면 출입구에 이대호를 위한 커피차를 준비하기도 했다.

1회초와 3회초, 4회초 각각 중전 안타와 3루수 직선타, 중견수 플라이를 기록한 이대호의 방망이는 경기 중반 들어 본격적으로 매섭게 돌아갔다. 팀이 6-2로 앞선 6회초 1사 1, 2루에서 상대 우완 불펜투수 전창민의 초구를 받아 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기세가 오른 이대호는 7회초 박승욱의 안타와 황성빈의 볼넷, 상대 투수의 폭투, 잭 렉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두산 우완 불펜투수 김동주의 2구를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이대호의 통산 11번째 만루포이자 시즌 18호 홈런. 이후 이대호는 8회초 대타 추재현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대호는 경기 후 "오늘 기분이 너무 좋은 하루였다. 야구장에 도착한 뒤 커피차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 해에 많은 선물과 사랑을 주시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 응원의 목소리도 더 커지고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날 쏘아올린 만루홈런에 대해 "잘 찍어쳐서 홈런이라 생각했다. 바람 때문에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넘어갔다. 후배들이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다 보니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는 이제 정규리그 단 24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다. 물론 롯데가 5위 안에 들어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게 되면 그의 선수 생활은 자동으로 연장된다.

이대호는 "하루하루 빨리 줄어드는 것 같다. 무서운 선배가 나가서 좋아하는 후배들도 있지만 같이 한 후배들은 아쉬워한다. 특히 (한)동희한테는 제가 은퇴식할 때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눈 마주치지 말라고 했다"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해 "일단은 끝난 게 아니니 최선을 다 하겠다.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