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나눔올스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나눔올스타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올스타를 6-3으로 눌렀다. 2만3750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열띤 환호와 응원으로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팀을 이룬 나눔올스타는 투수 양현종을 필두로 이정후(중견수)-나성범(우익수)-김현수(좌익수)-양의지(포수)-최형우(지명타자)-황대인(1루수)-김선빈(2루수)-류지혁(3루수)-오지환(유격수)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SSG랜더스, KT위즈, 두산 베어스 선수들로 구성된 드림올스타는 호세 피렐라(중견수)-한유섬(좌익수)-최정(3루수)-이대호(지명타자)-박병호(1루수)-구자욱(우익수)-김태군(포수)-박성한(유격수)-김지찬(2루수)이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김광현.

이날 경기는 당초 6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오후 4시 경부터 급작스럽게 내린 많은 비로 인해 7시로 늦춰 시작됐다. 시구는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한 선동열 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맡았다.

올스타전 답게 선수들은 평소에는 보일 수 없는 이채로운 모습들로 팬들을 기쁘게 했다. 김태군은 곤룡포를 입고 등장했고, KBO리그 최단신 선수 김지찬은 유치원 어린이 복장으로 타석에 나타났다. '좌승사자'라는 별칭을 가진 좌완 불펜투수 이승현(이상 삼성)은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정후(키움)는 레게 머리를 하고 나타났으며 유니폼에는 자신의 이름 대신 아버지인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의 이름을 따 '종범 주니어(Jong Beom Jr.)'라는 단어를 넣어 많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스타 팬 최다 득표의 주인공 양현종은 유니폼 뒤에 이름 대신 '최다득표 감사'라는 문구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고 '방귀대장 뿡뿡이'가 별명인 황대인(이상 KIA)은 양 볼에 빨간색과 노란색 색종이를 붙이고 나와 폭소를 자아냈다.

선취점은 나눔올스타가 가져갔다. 1회초 이정후의 안타와 2루도루, 김현수의 진루타로 연결된 2사 3루에서 양의지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양 팀 투수진들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타자들은 투수들에게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드림올스타는 5회말 침묵을 깨뜨렸다. 1사 후 피렐라가 2루타를 치며 공격 물꼬를 트자 한유섬이 1타점 적시타로 화답했다. 허경민의 볼넷과 이대호의 중견수 플라이로 이어진 2사 1, 2루에서는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롯데)의 은퇴투어가 진행됐다. 이대호는 KBO 허구연 총재와 이승엽 홍보대사로부터 그동안 자신의 활약상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액자를 선물받았다. 이 액자는 이대호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실제 사용된 1루 베이스와 흙을 담아 제작됐다.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 이대호는 "그동안 즐겁고 행복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진심을 전하며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드림올스타는 이어진 6회말 박성한의 2루타에 이은 대타 박세혁의 1타점 적시타로 득점행진을 재개했다.

침묵하던 나눔올스타는 8회초 경기 균형을 맞췄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땅볼에 그쳤지만 상대 유격수의 포구실책이 나오며 출루했다. 그러자 황대인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정규이닝 동안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10회초 들어 승리의 여신은 나눔올스타에 미소지었다. 승부치기 룰에 따라 무사 1, 2루에서 진행된 가운데 김혜성이 우전 안타를 쳤지만 홈으로 파고들던 최형우가 상대 우익수 최지훈의 완벽한 송구에 가로막히며 횡사했다. 이후 류지혁도 2루수 땅볼에 그치며 분위기가 끊기는 듯 했지만 이어진 2사 2, 3루에서 정은원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다급해진 드림올스타는 연장 10회말 공격에서 반격을 노렸지만 만회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나눔올스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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