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지성 형처럼 팀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

벤투호 캡틴 손흥민이 이란전 승리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선제골, 후반 18분 김영권의 추가골로 이란을 무너뜨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란을 상대로 11년 만에 거둔 승리다.

또한 한국은 최종예선 전적 7승2무(승점 23)로 조 1위에 올라섰다. 반면 이란은 예선 첫 패배를 당하며 7승1무1패(승점 22)를 기록, 조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많은 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더 큰 점수 차로 이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불과 사흘 전 프리미어리그에서 웨스트햄을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하고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차 적응도 되기 전에 경기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왜 자신이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지를 증명했다.

손흥민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이 나의 모습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잘 못했어도 이해해주시고 팀원들의 도움이 있어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골 장면에 대해서는 "잘 맞았지만, 골키퍼가 막아도 되는 골이라고 생각하는데 운이 좋게 들어갔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란전 징크스를 끊은 소감도 전했다. 손흥민은 "항상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이 발목을 잡아서 어려운 예선을 치렀다. 이란이 아시아에서 강한 팀인데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사실 이제는 아시아에서 모두가 힘든 상대이기 때문에 최종예선에서 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란과의 최종예선 홈, 원정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12년 전 박지성 역시 이란을 맞아 홈과 원정에서 모두 골을 넣었고,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이끈 바 있다. 최종예선이 막바지로 가는 만큼, 본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하지만 손흥민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오는 29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 집중했다. 그는 "아직 최종예선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1경기를 잘 치르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지성이 형이 잘한 만큼 나도 팀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 첫 주장이라 그런지 애정이 많이 간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대표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끝나고 온통 정신이 여기에만 있었다. 만원관중 앞에서 경기를 뛴다는 생각만 했다. 경기장에서 축구하고 행복한 모습, 같이 웃고 좋아하는 모습을 상당히 그리워했다. 늦은 시간 평일에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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