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더위를 이겨야 우승이 보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더위'가 우승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30일부터 나흘간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에서는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유해란을 비롯해, '골프여제' 박인비, '세계랭킹 1위' 고진영,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 '대상포인트 1위' 이소영, '상반기 2승' 박현경 등 한국 여자골프의 강자들이 총출동해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회 첫날 이소영과 유해란이 나란히 7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로 나선 가운데, 수많은 강자들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치열한 명승부가 기대된다.

그런데 우승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더위다. 1라운드가 펼쳐진 30일 제주도의 기온은 33도까지 치솟았다. 오후 한때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열을 식히는 듯 했지만 잠시일 뿐이었다. 오히려 더위에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선수들은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

물론 계절이 계절인 만큼, 더위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날 연습 라운드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던 만큼 선수들이 느끼는 더위는 더욱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 몇몇 선수들은 얼음 주머니와 물에 적신 수건, 손 선풍기 등으로 더위를 식혔지만, 흐르는 땀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5개월 만에 실전 무대에 복귀한 박인비도 예상 이상의 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로 무난한 출발을 한 박인비는 "마지막 4개 홀을 칠 때는 마치 14개 홀을 친 것처럼 힘들었다"면서 "체력적으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기상예보로는 이러한 더위가 대회 기간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3, 4라운드에서는 더위가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박인비는 "날씨가 더워져서 굉장히 힘든 4일이 될 것이다. 습한데다 지열도 올라오고, 오르막 코스도 많아 꽤 힘든 대회가 될 것 같다"면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더위까지 이겨내며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선수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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