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시합 감각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 5개월 만에 필드에 서는 '골프여제' 박인비가 각오를 전했다.

박인비는 30일부터 나흘간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박인비는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하며 기분 좋게 2020시즌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LPGA 투어가 중단되면서 오랜 휴식기를 보내야 했다.

오랜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박인비는 29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공식 대회에 출전한지 오래돼서 시합 감각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면서 "(다른 투어들이 중단된 가운데) KLPGA 투어만 유일하게 대회를 여는 것을 보며 자부심을 느꼈고, 함께 하고 싶어 나오게 됐다. 최선을 다해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KLPGA 투어 대회이지만, 가장 강력한 필드 클래스를 가진 대회인 것 같다"면서 "서로 보면서 배우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시합이 될 것 같다"고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박인비는 주로 연습라운드를 소화하며 휴식기를 보냈다. 그는 "5-6개월 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선수 생활을 하며 이렇게 국내에 오래 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뜻 깊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남편 남기협 씨와 함께 필드를 누빈다. 기존 캐디가 호주 국적이라 자가격리, 비자 등의 문제로 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는 남편이 캐디를 할 것 같다"면서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조금 떨어질까봐 걱정은 되지만,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 즐겁게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인비는 내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도쿄 올림픽은 지금 진행되고 있어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2016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생각보다 지금 당장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박인비는 "다음주, 다음달 대회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1년 뒤 대회를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올림픽에 대한 목표를 세팅하고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올해 초에 비하면 마음 속에서 도쿄 올림픽에 대한 마음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지금은 멀리 있는 도쿄 올림픽보다는 당장 열리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면서 "훌륭한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출전하지 못한다면 후배들이 나갈 것이라 걱정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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