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유소연이 또 하나의 내셔널 타이틀을 수집할 수 있을까.

유소연은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92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에서 버디만 6개를 잡으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유소연은 이민영2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단독 선두 고진영(7언더파 65타)과는 불과 1타 차다.

이날 유소연은 1번 홀부터 3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어 5번 홀과 7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기세를 탄 유소연은 13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보태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남은 홀을 파로 마무리한 유소연은 노보기로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유소연은 2009년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중국), 2011년 US여자오픈(미국), 2014SUS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캐나다), 2018년 일본여자오픈(일본)에서 정상에 오르며 4개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우승이 없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선두권에 자리하며 화룡점정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유소연은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이 얼마나 살아있을지 걱정했는데, 좋은 시작을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첫 홀에서 7야드 정도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자신감이 생겼다. 첫 홀 버디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쉬는 동안 쇼트게임과 스윙에 신경을 쓰고 연습을 했다. 오늘 그린 적중률 100%가 나와 내용적으로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고 길이의 전장(6929야드)과 난이도 높은 코스 세팅이 예고돼 선수들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유소연을 비롯한 선두권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44명이나 됐다.

유소연은 "코스 세팅이 쉬웠다기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상향 평준화돼서 그런 것 같다. 또 그린이 소프트해서 과감하게 공략할 수 있었고, 그린 상태도 좋아 퍼팅을 하기에 용이했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은 지난 2008년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신지애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기억이 있다. 이번 대회는 당시의 아쉬움을 풀 수 있는 기회다.

유소연은 "그때 연장전에서 안개도 많았고 천둥번개가 치는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한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 했던 대회 중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면서 "언젠가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일본여자오픈 우승 이후에는 진짜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시작을 했으니, 남은 사흘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유소연은 "오늘 스코어가 전반적으로 좋아서 내일은 코스 세팅에 신경을 쓸 것 같고, 그린도 딱딱해질 것 같다"면서 "내일도 오늘처럼 기회가 오면 잡겠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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