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숨통이 트이려던 극장가가 다시 얼어붙은 모양새다.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제작 이디오플랜) 측은 14일 "당초 27일 개봉 예정이었던 '결백'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해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깊은 논의 끝에 6월 중으로 개봉을 연기했다"며 "'결백' 제작진 및 관계자는 현 사태를 끊임없이 예의주시할 예정이며 관객분들을 가장 적기에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20일 진행 예정이었던 언론배급 시사회 및 일반 시사회 일정 역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추후 일정이 정리되는 대로 안내 드리겠다"며 "갑작스러운 취소로 인한 불편을 드리게 된 점 깊은 사과드린다. 관객 여러분들과 언론 관계자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일을 변경한 건 '결백'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12일 개봉일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침입자' 측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개봉을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6월 4일로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 14일 진행 예정이었던 언론배급시사회 일정 역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일정은 추후 다시 안내드리도록 하겠다"며 "'침입자'를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 언론 관계자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양해의 말씀드리며 저희 제작진 및 관계자 일동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태가 조속히 호전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결백'과 '침입자'는 당초 개봉일을 한차례 미룬 바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코로나19 1차 집단 감염 사태가 창궐한 2월 26일, 3월 개봉을 앞두고 있던 '결백'과 '침입자'는 각각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추세가 감소세를 보인 5월 초,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 명령을 내렸다. 이에 '결백'과 '침입자'는 각각 5월 27일과 21일로 개봉일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으로 2차 집단 감염 사태가 발발해 다시 개봉일을 조정한 것이다. 영화를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은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과 탄식을 자아냈다.

극장가도 울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포된 시점부터 역대 최하 관객수를 경신하며 4월 전체 관객수는 97만2482명으로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를 시작한 이례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코로나19 회복세와 황금연휴 기간에 힘입어 관객수를 조금씩 회복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일일 관객수 10만 대를 회복해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2차 감염 사태로 또다시 극장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2차 집단 사태 소식이 전해진 이례 일일 관객수는 다시 2만 명대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더불어 신작 부재의 이유도 크다. 개봉일을 잡으면 다시 터져나오는 코로나19 소식에 신작들은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고 안 좋은 상황 속에서 신작이 다시 나올 수 없는 일이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쇼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 현장 피해 규모, 82개 작품의 피해액(1∼4월 기준)은 213억8993만 원이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 원이며, 최대 피해액은 33억3000만 원에 달한다. 82편 중 절반인 42편은 제작 단계에서 연기, 중단되거나 취소됐다.

작편이 중단되니 영화계 고용 사정도 심각하다. 제작 현장에서 총 413명의 고용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227명은 고용이 연기됐고, 186명은 고용이 아예 취소됐다.

그야말로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희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조속히 종결돼 극장가가 웃음을 찾길 바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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