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한 사람의 삶과 거대한 사회를 바꾸는 정체성과 신앙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가 눈길을 끈다.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감독 전후석·제작 Diaspora Film Production)가 헤로니모 개인의 삶부터 쿠바 한인 사회를 바꾼 정체성과 신앙의 힘을 5일 소개했다.

영화 '헤로니모'는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쿠바 혁명의 주역이자 쿠바 한인들의 아버지 헤로니모의 삶을 통해 독립 운동의 정신과 뜨거운 조국애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 한인 사회 재건을 위해 헌신한 헤로니모의 여정을 그려내며 뜨거운 감동을 전하고 있다.

1926년 쿠바에서 태어난 헤로니모는 남미 최초로 대학생이 된 한인으로서, 아바나 대학에 입학해 피델 카스트로와 동급생이 되어 이후 쿠바 혁명에도 함께 동참한다. 혁명 성공 이후 쿠바 정부를 위해 일하며 산업부 차관을 역임하고 9개의 훈장을 받은 그는 1995년 쿠바 한인 대표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제 2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난생 처음 밟은 한국땅에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한국인들 속에서 쿠바에서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성격의 소속감을 경험한 것. 여기에 헤로니모는 쿠바에 온 한인 선교사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한인들을 돕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아 한인 사회 재건의 꿈을 꾸게 된다. 그는 신앙 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선교사들과 동행해 쿠바에 거주하는 900여 명의 한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한인 명부를 만들고, 커뮤니티 형성에 앞장선다.

그 결과 현재 쿠바의 4, 5세대 재외동포들은 쿠바인들과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헤로니모와 그 후손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헤로니모 사후 쿠바한인후손회가 조직되어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한글을 공부하고, 노사연의 '만남', 그리고 '고향의 봄'을 부르고, 또 BTS에 열광하며 자신들의 뿌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영웅의 활약부터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과정과 신앙의 힘까지 다룬 '헤로니모'는 11월 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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