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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퓸 차예련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차예련은 결혼과 출산을 마치고서 4년 만에 KBS2 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연출 김상휘)으로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극 중 은퇴한 톱모델이자 모델에이전시 E-stream 이사 한지나 역을 맡았다.
'퍼퓸' 한지나는 12년 전 디자이너 지망생이었던 서이도(신성록)를 보고서 사랑에 빠져 조력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매사 당차고, 맡은 바 해내고야 마는 성미를 지닌 인물. 시놉시스에는 '한국의 미란다커'라 표현됐을 정도로 화려한 외관을 갖추고 사는 커리어 우먼이다.
4년 전까지 줄곧 차예련이 해오던 역할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도시적인 이미지를 지녔으며, 주변에 까탈을 부리고, 제 갈길을 가는 차가운 도시 여자 역할 말이다. 비슷한 결의 연기를 하게 된 차예련의 마음가짐은 180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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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련은 과거의 자신을 회상했다. 그는 "내가 말을 하지 않거나, 웃지 않으면 굉장히 차가운 이미지라고 하더라. 강하게 보는 이들도 많았고, 새침하다는 지적도 받아봤다"며 "신인 시절, 아니 정확히 말해 결혼 전까지만해도 이미지 고착에 대한 답답함이 매우 컸다. 솔직한 심경으로 얄미운 악역은 첫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한계가 나를 짓눌렀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정된 이미지 탓에 비슷한 역할만 연기하니 톤, 대사, 스타일 모두 한결같아졌다.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로 이어졌다"며 "역할 비중이 줄어들더라도, 조금이라도 다른 연기를 하고 싶어서 코믹이나 액션이 가미된 작품을 택하기도 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작품마다 흥행에 실패해 역량을 펼칠 기회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차예련이 이제는 괜찮다며 웃었다. 이전보다 더 잘할 테니 얼마든 제안해 달라며 농담도 한다. "이게 바로 나에게 잘 맞는 옷"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차예련'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떠올리는 고유의 이미지가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멋진 여자로 보인다는 말 아닌가. 내로라하는 배우들 중 차예련이 1번인 역할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깨우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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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 맞는 옷을 입었으니, 마음껏 뛰어놀 차례다. 차예련은 안주하지 않고, 그 안에서 역량을 발휘해보겠노라 각오를 펼치기도. 그는 "악역도 다 같은 악역이 아니다. 내가 맡은 도시적인 여인의 연기도 저마다의 서사를 지녔고, 각자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다. 다른 배우보다 찰떡같이 소화하고, 남다르게 변주해 더욱 확고히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차예련이 달라진 계기는 남편 주상욱 덕분이었다. 주상욱은 차예련의 배우자이기 전에 연기자 동료다. 차예련은 그런 주상욱의 말에 큰 힘을 얻는다고. 그는 "남편이 항상 응원의 말을 해준다. 나의 스트레스를 알고서 많은 이야기로 힘을 줬다"며 "나를 '죽을 때까지 이런 역할을 도맡아 할 수 있는 배우'라 표현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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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욱이 전한 응원은 차예련에게 울림을 줬다. 그래서 감사함을 인지하고, 제 옷을 받아들인 것이다. 복귀 전 긴장감에 떨던 당시에도 주상욱은 차예련의 어깨를 감쌌다. 차예련은 "출산 후 몸무게가 늘어 의기소침해하니, 그대로 아름답다 말해줬다. 육아와 일 사이에서 고민하니 '배우 차예련으로 살아달라'고 독려해줬다"며 "항상 중심을 잡고 힘을 주는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자랑했다.
한결 유연해진 차예련. 남겨둔 고집도 피웠다. 마냥 내려놓고 해탈하기는 싫단다.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비워두고서 언제든 다양한 가면을 쓸 채비를 마쳤다. 그는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보면, 도시적인 이미지를 지니고도 코믹이 가능하다. 심지어 액션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며 "나도 자신 있다. 욕심내 본 부분이고, 한때 갈망했던 연기의 노선이다. 언젠가는 그런 결의 연기로도 관심받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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