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동물의 사생활'의 리더 문근영이 자신했다. '남극의 눈물'에 준하는 전문적 다큐멘터리는 아닐지라도, 나름의 의미와 재미를 담아냈다고.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들의 사생활'(이하 '동물의 사생활') 두 번째 시즌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이정욱 PD와 정하영 촬영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근영 김혜성과 가수 에릭남이 참석했다.

'동물의 사생활'은 스타가 다큐멘터리 감독이 돼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물의 이야기를 촬영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앞서 배우 이하늬 박진주, 그룹 인피니트 성열과 엘이 만들어 낸 혹등고래 에피소드에 이어 문근영 김혜성 에릭남의 도전이 두 번째 에피소드로 꾸며진다.

문근영은 오랜만에 방송 복귀 소식을 알렸다. 더군다나 연기가 아닌 예능 '동물의 사생활'이라는 점이 시선을 모았다. 배우 문근영 아닌, 열정과 감성으로 충만한 초보 연출가로 나선 것이다. '동물의 사생활'에 임하는 자세가 가장 진지한 이는 문근영이었다.

그는 "이번의 경우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모두가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편안했다. 프로그램 속에서 '다큐를 제작한다'는 목적이 뚜렷하다 보니 카메라를 덜 의식하고 자연스럽게 촬영이 가능했다. 동물을 관찰하고, 그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고 출연 이유와 소감을 전했다.

다큐멘터리 촬영에는 리더 이외에도 많은 역할의 인원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문근영은 '막 부릴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라'는 말에 고민 없이 절친한 동료 김혜성을 떠올렸다고. 김혜성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촬영 보조 감독으로 나섰다.

김혜성은 "촬영의 기본 개념부터 배웠다. 정하영 감독님 옆에서 많이 배웠다"며 "촬영 전에 문근영 대장이 숙제를 많이 주더라. KBS에서 카메라를 빌려 집에서도 연습했다"며 "펭귄에 대한 공부도 미리 했던 기억이 난다. 관련된 영상은 모두 찾아봤다. 하나부터 열까지 참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에릭남은 4개 국어가 가능한 스페인어로 현지 통역을 담당했다. 특수 촬영 카메라를 맡아 활약하기도 했다고. 그는 "아르헨티나는 정말 멀다. 먼 여정이었던 만큼 예쁘고 새로운 그림이 많이 담겼다. 소통이 원활한 이들과 함께해 재밌는 포인트가 많이 생겨났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호흡 잘 맞는 이들이 모였고, 기가 막힌 절경 속 '펭귄'이라는 주제가 정해졌다. 하지만, 대단한 예능적 재미 혹은 엄청난 다큐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이 PD는 출연진들의 성장에 주목해달라 당부했다. 그는 "문근영 김혜성 에릭남이 촬영을 위해 애를 쓰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그 모습을 담은 메이킹 필름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며 "예능과 다큐의 경계에 걸쳐있는 프로그램이다. 위기에 처한 동물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방향을 정하는 스타들을 지켜보는 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의부터 구성 편집까지 진지하게들 임했다. 고민과 열정을 엿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근영은 "펭귄을 주제로 한 '남극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처럼 엄청난 전문성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사실 시작 과정에서는 그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으나, 제작에 대해 공부할수록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여건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의 정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프로는 아니기에 서툰 부분은 있었다. 자료 조사하고, 교수들도 만났다. 장비 다루는 법도 배우고 직접 촬영했다"며 "우리끼리 만나서 어찌 담아낼 지도 같이 고민했다. 이후 편집에도 관여할 수 있는 만큼은 거의 다 참여했다. 부족한 부분은 제작진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하면 할수록 욕심에 불타올랐다고. 문근영은 고충을 물으니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던 부분이다. 더 잘 찍고 싶고, 더 잘 만들고 싶어 졌다. 부족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더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펭귄의 리얼한 사생활과 더불어 문근영 김혜성 에릭남의 성장기가 담긴 '동물의 사생활'은 4일 밤 8시 55분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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