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이 쏘아올린 이른바 '빚투(빚+미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끼에 이어 비, 마마무 휘인, 차예련, 마동석 등 부모의 채무 문제가 잇따라 터지며 연예계 전반을 덮치는 모양새다.

시작은 마이크로닷이었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고, 마이크로닷 소속사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을 시사,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에 공분한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았고, 마이크로닷은 묵묵부답을 이어가다 뒤늦게 "이민 갈 당시 저는 5살이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며 "자식으로서 책임지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마이크로닷은 또다시 거짓해명 논란에 휘말렸다. 한 피해자의 딸은 과거 마이크로닷의 형 산체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재민(산체스)아. 나는 지금 네가 아무 말도 못 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고 우기기에는 안 될 것 같지? 재호(마이크로닷)야. 기억이 없다면서 너랑 동갑인 아이가 '너 나랑 어릴 때 같이 논 거 기억해?'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왜 그 아이는 차단했니"라며 해당 사건에 대해 잘 몰랐다던 마이크로닷의 해명을 저격했다.

다른 증언도 이를 뒷받침했다. 한 피해자가 방송사를 통해 "아들을 찾아갔다. '아버지가 나한테 빚을 졌다'고 얘기했더니 '아버지 빚을 왜 나한테 얘기하냐'고 했다더라"고 토로했던 내용이 재조명됐다. 또다시 해명과 아귀가 맞지 않는 내용. "마이크로닷이 몰랐을 리 없다"며 마이크로닷을 비난하는 댓글이 빗발쳤다.

후속 대처도 매끄럽지 못했다. 마이크로닷은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말씀을 듣겠다"며 피해자들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 공언했으나, 경찰은 "마이크로닷 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기로 해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크로닷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사건 전개였다.

여기에 마이크로닷이 뉴질랜드로 도피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접속 위치를 기준으로 현재 위치를 표시해주는 페이스북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의 현재 위치가 사건 이후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표기된 것. 더군다나 뉴질랜드 유학생이라는 누리꾼이 올린 "웰링턴 근교에서 마이크로닷을 봤다"는 댓글은 물론 마이크로닷 부모가 최근 뉴질랜드의 식당을 처분했다는 식당 직원의 증언이 실린 보도까지 나오면서 마이크로닷의 뉴질랜드 체류설은 재차 힘을 받았다.

따져보면 마이크로닷이 아닌 부모의 범죄지만 "현대판 연좌제"란 두둔보다는 마이크로닷을 비난하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누군가의 피, 땀, 눈물이 서린 돈으로 연예인이 돼 어마어마한 부를 누리고 있으니 자식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그보다도 마이크로닷의 대응 방식을 문제 삼았다. 안이한 적반하장식 대처로 도리어 화를 키운 것이 비난받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지적이다.

실제 마이크로닷 이후 벌어진 '빚투'를 대하는 대중의 반응은 판이했다. 도끼, 비, 휘인, 차예련은 비교적 깔끔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았다. 도끼는 어머니가 20년 전 1000만 원을 갚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주장에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며 직접 해명에 나섰고, 곧바로 피해자를 만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라이브 방송 중 "1000만 원이면 한 달 밥값이다"란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이어진 현명한 후속 조치로 잡음을 종식시켰다.

비 역시 마찬가지. 비는 "비의 부모는 쌀 약 1500만 원어치를 88년부터 빌려 갔고 갚지 않았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현금 800만 원도 빌려 갔지만 갚지 않았다"는 주장과 함께 약속 어음이 그 증거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비 소속사는 정확한 사실관계의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코자 비 아버지와 함께 상대자를 만났다면서 "차용증은 없었고 약속어음 원본, 해당 장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상대가 1억 원의 합의금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며 도리어 비에 대한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휘인과 차예련은 아버지가 유명인인 딸의 이름을 이용해 돈을 빌리고는 갚지 않았다는 폭로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부모의 이혼 등 의도치 않게 이들의 가정사가 공개됐고 '빚투의 희생양'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대중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계속해서 마동석의 '빚투'도 터졌다. 그의 아버지가 5억 원을 빼돌렸다는 것. 이에 마동석의 소속사는 "금액의 일부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해당 부분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판결에 의해 변제해야 할 금액을 모두 지급 완료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쯤 되니 '빚투'가 과열 양상을 띄면서 유명인을 이용한 협박으로 번지고 있다는 폐단을 꼬집는 여론까지 힘을 받고 있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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