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LA 다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4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우승의 영광을 보스턴에게 내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이다. 두 번 모두 안방에서 상대의 우승을 지켜보는 처지가 돼 더욱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당연한 결과였다. 다저스에게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원정 1, 2차전을 내줬지만 3차전에서 연장 18회 승부 끝에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4차전에서도 6회까지 4-0으로 앞서고 있었다. 4차전을 가져갔다면 다저스가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4차전에서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고, 5차전에서도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해줘야 할 선수들도 제몫을 하지 못한 것이 컸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월드시리즈 1, 5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모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저스는 이번 월드시리즈 커쇼가 등판한 1, 5차전에서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에이스' 커쇼가 기선을 제압하기는커녕, 오히려 보스턴에게 분위기를 내준 것이다.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이미지도 더 강해졌다. 역시 '새가슴 피처'라고 불렸던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가 이번 시리즈에서 2승을 거두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과도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마운드에서는 커쇼가 제몫을 하지 못했다면, 안방에서는 야스마니 그랜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발 장타와 프레이밍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그랜달이지만,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공수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가 분전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커쇼와 그랜달 외에 다른 선수들도 그리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들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다. 이해하기 힘든 선수기용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패배의 주역이 됐다. 극단적인 좌/우 플래툰과 마운드 운용으로 다저스의 고전을 자초했다.

특히 불펜 운용이 아쉬웠다. 1차전과 2차전에서 실패했던 라이언 매드슨 카드를 굳이 4차전에서 다시 꺼내들었다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선택은 결국 월드시리즈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감독의 큰 실수"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물론 매드슨이 기대에 부응했다면 남은 시리즈 운영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1승2패에 몰린 다저스는 모험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다저스는 아쉬움 속에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커쇼가 옵션을 행사할 경우 시장에 나갈 수 있고, 매니 마차도와 류현진 등 주요 선수들도 FA가 된다. 이번 우승 실패가 더욱 뼈저리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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