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배우 이유영과 김희원이 영화 '나를 기억해'를 통해 청소년 성범죄 문제를 다뤘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1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나를 기억해'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기자간담회에 배우 이유영, 김희원, 오하늬, 이학주, 이한욱 감독이 참석했다.

'나를 기억해'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 서린(이유영)과 전직 형사 국철(김희원)이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이날 이한욱 감독은 "이 작품 시나리오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첫 번째로 청소년 문제였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중 서린의 입장을 간과하기가 힘들었다. 피해자 입장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며 "구성의 안배를 잘해서 두 가지를 잘 녹여서 이끌어 가는 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어 캐스팅에 대해 "이유영 씨는 처음에 시나리오 쓰면서 잡았던 서린 캐릭터에 접합했다. 촬영하면서도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희원은 내가 롤모델로 삼고 썼던 캐릭터인 만큼 100% 만족스러우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하며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성폭행 피해자 서린 역을 맡은 이유영은 "내가 그 일을 당하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지점이었다"며 "내가 서린이었어도 숨어 살았을 거 같더라.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고 피해자가 떳떳하게 살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됐다. 하지만 책임감이 컸던 만큼 솔직히 아쉽다"고 털어놨다.



끝까지 사건을 쫓는 전직 형사 오국철 역의 김희원은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현실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마음일 때는 어떻게 연기해야하나. 정말 그 상황이 안 되어 보면 알 수 없는 너무 큰 감정이라 그것 때문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에서 오는 안 좋은 느낌은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마음으로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했다. 오늘 영화를 보고 나서는 연기적으로 다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보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전했다.

마스터의 또 다른 타깃 세정 역의 오하늬는 "연기하면서 반전의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것보다 제 역할이 어떻게 보면 모방 범죄 제2의 피해자가 되는 거지 않나. 피해자의 모습으로서 동정심을 많이 유발하고, 그 모습으로 관객들이 문제점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한욱 감독은 '나를 기억해' 제목의 의미에 대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범인과 주인공 입장에서 봤을 때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데 한서린 입장에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지, 범인 입장에서는 과거와 연관돼서 스스로를 각인시키는 의미의 제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소재와 이야기가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처음 찍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런 이야기가 상업 영화로서 만들 수 있을까 우려가 많았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나를 기억해'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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