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베일을 벗은 영화 '1987'. 격동의 시간,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시대를 묵직한 울림으로 완성했다.

1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1987'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이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은 김윤석은 '1987'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장준환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인데 시나리오 초고부터 봤다. 희극이 아니라 영화적인 재미를 담아서 진실을 알리고 가치가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해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시나리오가 수정 되면서 마지막 수정본이 나왔을 때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그 당시 나도 대학생이었다. 그래서 흔쾌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국 관련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서울지검 공안부장 최검사 역의 하정우는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촘촘히 구성된,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영화로 재구성된 시나리오지만 굉장히 그럴싸 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들여다보고 읽었을 때 굉장히 놀라웠다. 어떻게 현실이 이렇게 영화 같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시나리오보다도, 어떤 소설보다도 나에게 이 시나리오가 굉장히 밀도가 높았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기 때문에 재미라는 말을 감히 하기 어려운데 그저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태리는 "재미를 말하긴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상황과 말이 속도가 붙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잘 보여주는 시나리오였고, 전반부는 그렇게 속도감과 이게 실화임에도 웃긴 상황들 때문에 재미있게 봤다면, 후반부는 지금 우리와 맞닿아있어서 개인적으로 공감이 됐다. 30년전 이야기지만 지금도 내 또래도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고 강조했다.

장준환 감독은 '1987' 연출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시나리오를 제작사 대표를 통해 받은 게 재작년 1월 쯤이었다. 그때는 박처장을 따라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구조는 비슷했으나 많이 달랐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건 내가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뭔가 내 안의 변화가 있는 거 같고 아이가 생기고 키우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또는 지구가 행복한 세상이 될까하는 그런 것을 고민하고 있는 거 같다. 그런 측면에서 나에게 어떤 미안함과 부채감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치열하게 운동을 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만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작가님과 오랜 기간 각색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모두 주인공이었던 그 해를 담고 싶었다"며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통령 직선제를 자각한 상태에서 쟁취한 해다. 그 아래서부터 열이 가해지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7'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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