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류현진(LA 다저스)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시즌 3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지난달 19일 마이애미 말린스(5.2이닝 2실점 승리투수)전 이후 13일 만이다.

그 13일 동안 류현진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수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던 다저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클레이튼 커쇼-알렉스 우드-브랜든 맥카시-리치 힐-마에다 겐타로 재조정했다. 선발진에서 밀려난 류현진에게는 롱릴리프 역할이 주어졌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선발투수로만 64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에게는 달갑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선발투수로 류현진이 기록한 성적은 2승5패 평균자책점 4.75에 불과했다. 불평을 하기 전에 실력을 입증해야 했다. 지난달 26일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구원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당분간 류현진은 롱릴리프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28일 선발 등판했던 우드가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다저스는 당장 1일 마운드에 오를 선발투수가 필요했고, 최적임자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이 상대할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의 소속팀으로 한국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한 상대팀도 세인트루이스다.

당시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1마일(147Km/h)에 그쳤고, 대부분은 87-88마일(140-142Km/h) 정도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는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내내 패스트볼 구속, 구위 저하로 고전하고 있는 류현진의 입장에서는 당시의 투구 패턴과 내용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발진 복귀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재 상황에서 류현진의 선발진 복귀는 일시적인 것이다. 우드는 로테이션을 한 차례만 거른 뒤, 다시 선발진에 복귀할 예정이다. 커쇼(7승2패 평균자책점 2.37)와 우드(6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 맥카시(5승1패, 평균자책점 3.28)는 올 시즌 류현진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그만큼 입지도 단단하다.

그러나 힐(2승2패, 평균자책점 4.09)과 마에다(4승2패, 평균자책점 5.28)의 올 시즌 성적은 류현진(2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8)과 큰 차이가 없다. 만약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저스는 힐 또는 마에다와 류현진의 자리바꿈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류현진이 노려볼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물론 이 모든 시나리오는 류현진이 잘 던졌을 때 가능한 전개다. 류현진이 13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시즌 3승과 선발진 복귀 교두보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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