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부활의 가능성을 증명한 등판이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96개였고,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1개였다. 최고구속은 93마일(150Km/h)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7회말 애덤 리베라토어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강판돼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피칭(QS, 6이닝 3실점 이하 투구)을 달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류현진이 QS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9월7일 이후 961일 만이다. 평균자책점도 5.87에서 4.64(21.1이닝 11실점)로 내려갔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내용은 흠잡을 데 없었다. 지난 세 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은 3패 평균자책점 5.87에 그쳤다.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내용도 심각했다. 빠른 공 구속이 대부분 90마일(145Km/h) 이하에 머무르면서 집중 공략을 당했고, 이는 6개의 피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체인지업은 전성기 때의 위력을 보여줬지만, 체인지업만으로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패스트볼의 구속, 구위 상승이 절실했다.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그동안 문제점을 개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패스트볼 구속이 대부분 90마일 이상을 형성했고, 최고구속은 93마일(150Km/h)까지 나왔다. '빠른 공이 빠르지 않다'는 딜레마를 해결했다.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하는 만큼, 변화구의 효과도 커졌다.

투구 패턴에도 변화를 줬다. 슬라이더 구사를 줄이는 대신, 체인지업의 비율을 높였다. 전체 투구수 가운데 체인지업의 비율이 1/3에 달했다.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장타를 허용하는 모습도 줄어들었다. 이날 류현진이 허용한 장타는 2루타 1개에 불과했다. 매 경기 나왔던 피홈런도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 류현진이 3패로 시즌을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만약 오늘 경기도 이대로 끝난다면 4패로 시즌을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 이후 매 경기 투구 내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오늘의 투구내용만 재현할 수 있다면 승리는 곧 따라오게 된다.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도 오늘의 기세를 이어가며 괴물의 완벽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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