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성래 기자]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장및빛 미래를 스스로 차버렸다. 음주운전과 함께 팀 내 핵심 선수로서의 위상은 '문제아'의 위치까지 떨어져버렸다. 구단 사장이 실망감을 드러낼 정도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강정호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도주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이날 오전 2시45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앞서가던 차량과 가드레일을 연달아 들이받은 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강정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4%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피츠버그의 핵심 선수로 부상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강정호는 이번 음주운전으로 많은 것을 잃게 됐다. 팬들의 실망과 함께 구단 수뇌부의 믿음도 잃었다. 피츠버그 구단의 프랭크 쿠넬리 사장은 "지난 금요일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강정호에 대한 심각한 혐의에 대해 알게 됐다. 이 문제에서 강정호와 그의 행동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음주운전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지 알고 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안타까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귀국도 포기하고 재활에 매달렸던 강정호는 올해 5월 7일 복귀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7월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이것이 성폭행 사건과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지탄을 받기도 했며. 그러나 수사는 진전이 없었고, 피해자가 잠적하며 오히려 강정호는 일부의 우호적인 시선도 받으며 다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부상과 뼈를 깎는 재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다시 성공적으로 안착한 강정호는 성폭행 사건연루 의혹에도 구단과 팬의 신임을 다시 얻으며 명실상부한 피츠버그의 핵심 선수로 거듭나고 있었다. 앤드류 매커친 등 주축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예상되며 강정호는 2017 시즌 대체 불가한 중요 타자가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음주운전으로 어렵게 얻은 많은 것들을 순식간에 잃게 됐다.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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