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결국 무너졌다.

다저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피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시카고 컵스에 0-5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4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컵스에게 내줬다.

홈에서 열린 5차전에서 대패하며 2승3패로 몰린 다저스는 6차전 선발투수로 '에이스' 커쇼를 예고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커쇼가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다저스의 희망은 산산조각났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커쇼는 1회말 선두타자 덱스터 파울러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어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적시타를 맞고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불운도 따랐다. 앤서니 리조의 타석 때 좌익수 앤드류 톨레스의 실책이 나오면서 다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벤 조브리스트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헌납했다. 커쇼에게는 혹독한 1회였다.

이후에도 커쇼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2회말 에디슨 러셀에게 2루타를 내준 뒤, 파울러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4회말과 5회말에는 각각 윌슨 콘트레라스와 앤서니 리조에게 홈런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커쇼는 6회말 켄리 젠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 커쇼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커쇼는 포스트시즌 들어 무리한 등판 일정을 거듭해왔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1, 4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5차전에서 구원 등판하며 다저스를 챔피언십 시리즈로 이끌었다. 그럼에도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왜 자신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지를 증명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커쇼를 제외한 다른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해내지 못하고 무너지며 궁지에 몰렸고, 이는 6차전 선발 등판을 앞둔 커쇼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누구보다 혹독한 가을을 견뎌내고 있던 커쇼는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커쇼는 지난 4년간의 가을야구 가운데 3번이나 팀 마지막 경기의 선발투수가 되는 불운을 맛보게 됐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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