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살림꾼, 어떨 때는 배구여제. '팔방미인' 김연경(27·페네르바체)이 28일 2015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을 마무리한 소회를 털어놨다.

2014-2015 시즌 터키 리그에서 팀 우승, MVP 등 모든 것을 이루고 대표팀에 합류한 김연경은 2주간 선후배들의 활력소이자 든든한 기둥 역할을 수행했다.


대표팀의 대회 준우승을 이끈 김연경은 "한국 배구 나아지려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 성장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대표팀에는 내가 빠질 수는 없다"며 애착을 보였다. 그만큼 대표팀이 소중한 김연경은 한국 국가대표로서 올림픽 메달을 손에 쥐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이하 일문일답.

-터키 리그가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제 드디어 휴식인가.

대표팀 선수로서 월드컵까지 뛴다. 9월께 터키에 복귀할 예정이다. 가족, 친구들과 여행 다니면서 휴식하고 소속팀 복귀 전까지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에 왔다. 달라진 점이나 느낀 점은.

이번 대회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많이 아쉽다. 대회 치르면서 이제는 확실히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졌다'고 느꼈다. 한국 배구가 강해지려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구성도 많이 바뀌고 어린 선수들이 늘어났다. 긍정적인 평가와 보완점은.

문정원은 태국전에서 큰 역할 해줘서 대견하다. 이재영 역시 어린 나이에도 전 경기를 소화했다. 프로에서 시즌 보내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게 아쉽다. 경기에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해외 무대에서 배워가는 것들이 많다. 선수들이 이런 경험치를 늘리면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정철 감독이 후배들 따끔하게 가르치는 '시어머니' 역할 주문했다고. 스스로 그런 역할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나.

선수들이 알아서 잘해줬다. 대만, 이란과의 경기에서 세트 내주긴 했지만 한 달 연습하고 와서 그 정도 성적 내는 것도 신기할 정도다. 나는 그냥 솔직하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줬고 고참 언니들이 많이 이해해줬다.

-아직도 이정철 감독이 싫은가.

감독님이 싫다는 얘기는 농담이었다. 워낙 어릴 때 대표팀에서 감독님을 만나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 감독님은 우승도 많이 하고 경험도 풍부한 지도자다. 배울 점이 많았다.

-후배 선수들과 이정철 감독도 김연경이 선수로서 정점에 달했다고 말한다. 본인 생각도 마찬가지인가.

정점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냥 열심히 한다. 운동선수가 다 마찬가지다. 만족이 어디 있겠는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터키리그 우승,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준우승 남은 수순은 올림픽 메달인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있고 올림픽만 하나 있으면 배구 선수로서 꿈 다 거의 이룬 셈이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을 혼자 딸 수는 없는 일. 어리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 실력 펼칠 수 있도록 대표팀 환경이 체계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 SNS에서 직접 결승전 중계방송 일정을 홍보하는 등 대표팀에 대한 애정 많은 것 같다. 스스로가 없는 대표팀, 상상해 봤나

내가 없으면 안 된다(웃음). 중요한 경기에는 내가 들어가서 이겨야겠지만 한국 배구 좋아지려면 역시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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